비행기를 타면서 얻는 소득 중의 하나는 최신 영화를 더빙판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작은 4:3화면과 때로 덧붙여지는 중국어 자막이 산만하기는 하지만, 더빙이 주는 몰입감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터미네이터 4편은 잘 만들어진 1편과 더 잘 만들어진 2편, 그리고 황당했던 3편에 이어서 나름 진지하게 만들어졌다는 소문을 들었다.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더는 귀를 열지 않았었드랬다. 그동안 방영했던 TV판의 터미네이터 사라코너 연대기가(The Sarah Connor Chronicles) 3시즌 방영이 불투명해진 관계로 아껴뒀다 보려던 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_-;
애초에 타임 패러독스나 패러렐 월드를 다루는 컨텐츠에 흥미가 있어서 좋아했다. 사후에 퍼즐을 맞추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뭔가 이상하다.

인터넷 앞에 앉아서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고서 이제서야 궁금증이 살짝 풀렸다.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마커스였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아보이는 연출이었는데 반해서, 마커스의 존재는 계륵같은 느낌이 강했다. 마커스가 없어도 모든 스토리가 완성 가능하다.

※ 아래는 스포일러의 우려가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분만 펼쳐 보세요.

내용 펼치기..

결론은 아쉬운 편집이었다는 느낌이 있고, 블레이드 런너처럼 감독판으로 결말이 다른 버전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극장판의 인기를 통해 생겨난 관심을 바탕으로 TV판 3시즌이 부활하는 것도 기대해 볼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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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배우인 썸머 글루가 인기를 모으면서 팬들중에서 '여름이'라고 보다 정감있게 호칭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Back]
  2. 비행기 방영용 편집본 만일까? 잔인했을 것 같은 장면들에서 엄청 가위질의 느낌은 있었지만...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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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1 16:20 2009/09/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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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드래곤 퀘스트(이하 드퀘)를 처음 접한 것은 아마 80년대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MSX판 드퀘 2였다. 사실상 95%의 개인용 컴퓨터가 IBM-PC 호환기종인(이제는 이런 말도 조금은 어색하다) 지금과 달리 그 시절에는 매우 여러가지 호환성 없는 제품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80년대, 그때가 게임의 르네상스 시대가 아니었나 한다. 지금 MMORPG의 시초가 되는 많은 게임들이 그 무렵 선을 보였다. 이 중에서 애플과 IBM, 아미가, 아타리를 비롯한 미국계 컴퓨터에서 인기를 모았던 울티마, 마이트 앤드 매직, 바즈테일 시리즈 등이 있었고, PC98을 필두로한 FM시리즈, MSX, 샤프의 X시리즈와 게임 콘솔로 양분된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던 게임으로는 드퀘를 비롯하여 파이널 판타지(이하 파판), 이스, 드래곤 슬레이어 시리즈 등이 있었다. 인기의 척도는 판매량은 물론이고 얼마나 많은 기종으로 이식이 되었는가이기도 했다.


울티마 4의 충격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이후에 나오는 RPG는 모두 그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나마 드퀘와 파판의 경우 닌텐도의 패밀리라는 게임 콘솔을 기반으로 시리즈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콘솔은 입출력 장치, 화면 해상도, 사운드 성능, 저장 장치에 있어서 개인용 컴퓨터와는 서로 다른 강약점이 있었다)



지금은 세상이 Windows 기반 하드웨어와 OSX기반 하드웨어, PS3, Wii, XBOX360, DS, 아이폰의 7기종 정도가 주연이 된 것 같다. 아이폰을 필두로한 비호환 휴대기기들이 점차 많이 팔리면서 제 2의 르네상스가 조금은 기대된다.


어쨌거나 그때는 일본말을 거의 못 했기 때문에 단순 반복 노동도 정말 많이 했다. 결국 맵의 절반 정도를 클리어 했을때 포기하고 말았다. (일본 잡지에 소개된 맵을 복사해서 얻었다!) 지금은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는 가능하게 되었지만, 게임을 하면서 쉽게 피곤해 지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멀었나보다. -_-;


20년에 걸쳐서 10대에 즐겼던 게임의 속편을 30대 말인 지금에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비록 처음 몇시간 플레이 이후로 각종 핑계로 못 하고는 있지만... (그 점은 요즘 리메이크 방영중인 충격! 마징가 Z도 마찬가지!!!)



드퀘의 오프닝 뮤직인 Overtune march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게임 음악 5위 안에 꼽을 수 있는 중독성이 있다. 분명 게임 플레이중의 음악을 더 많이 들었을 터인데 오프닝이라니... 그러고 보니 코나미의 히노토리(火の鳥:불새)도 오프닝 음악이 더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가 하면 팔콤의 이스 2(YS 2)는 마을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음악이 좋았다. 그냥 단순히 취향에 맞는 음악을 좋아하는건가 보다. -_-;


전 시리즈를 통해 향수를 자극하는 오프닝 뮤직과 DS라고는 믿을 수 없는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드퀘9이지만 한글화가 안 되는 것은 조금은 아쉽다.


P.S.

드퀘 9의 부제목인 "星空の守り人"는 직역하면 별하늘의 수호자가 되는데 한국말에는 없는 표현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말이 게임과 함께 수입되어도 새로운 개념과 함께 한국어도 역시 풍성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또 누군가는 일본색이 짙은 말이라 하여 반대하겠지. 대체로 "밤하늘의 수호자"로 번역 하는 것이 일단은 대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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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3 21:07 2009/09/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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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루루 2009/09/13 23:0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울티마IV는 타시카니 쇼우게키!!
    드퀘9는 2/3까지 가서 방치중...털썩..

  4. 루루 2009/09/13 23:0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셀리즈/꼼꼼하시긴 ㅋㅋ 수정했슴다. 울티마는 I부터 XI까지 다 실행은 해봤지만 제대로 클리어한것은 III,IV,V,VI 정도군요 ^^
    그중 가장 재미있었던건 역시 IV네요~!

  5. miujc 2009/09/14 14:1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주말에 갑자기 시간이 생겨서ㅋㅋ DQ9을 집중적으로 했는데, 아직까지 클리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어깨와 머리가 아픔)
    좀 도와주실래요...?

4월 이야기

2009/09/05 19:07 / 분류없음

갑자기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4개의 일본 영화를 구해서 봤다.


  • 4월 이야기(四月物語, 1998)
  • 미래를 걷는 소녀 (東京少女: Tokyo Girl, 2008)
  • 싸이보그 그녀 (僕の彼女はサイボーグ: Cyborg Girl, 2008)
  • 지금, 만나러 갑니다 (いま、会いにゆきます: Be With You, 2004)

청순 러브 스토리 쯤 되는 영화들이다.

4월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미래와 과거의 시간을 관통하는 장치가 극의 흐름을 이끄는 테마가 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4월 이야기는 나이를 먹어도 소년의 감수성이 남아있음을 일깨워주는 스토리였다. 설레임이 무엇인지 다시금 기억나게 해 주었다. 마츠 타카코(松たか子)는 살짝 촌스러운 느낌이 2% 정도 있어서 더 아름다운 배우인 것 같다. 그건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타케우치 유코(竹內結子)도 마찬가지인 듯. 이와이 슈운지(岩井俊二)감독의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러브레터와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감수성을 느껴보는 재미가 있다.


미래를 걷는 소녀는 프리퀀시라던가 한국 영화 동감, 시월애등과 비슷한 스토리 라인의 일본영화가 되겠다. 완성도는 고만 고만한 듯.


곽재용 감독의 싸이보그 그녀는 엽기적 그녀 시리즈 가운데에서 상황은 가장 엽기적이지만 가장 따뜻한 그녀였다. 그런 감정이 배우에게로 이입되어 아야세 하루카(綾瀬はるか)가 이 영화를 계기로 좋아졌다.


하나를 고른다면 4월 이야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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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셀런 2009/09/08 01:59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4월이야기를 꼭 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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