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쿠라(神座)는 간사이에서 시작된 유명한 라멘 체인점이라고 한다. 일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부야에 나갔다가 맛 본 가게다. 사실 포스트 하는 시점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기억에 남는지를 알려주는 글이 되기가 쉽겠다. -_-;

일본의 라멘은 한가지 음식을 지칭한다기 보다 하나의 카테고리처럼 되어 가게마다 매우 성격이 다르며, 히라타이슈우와 카무쿠라도 그렇다.

카무쿠라의 경우 통상 챠슈, 멘마, 계란, 파, 김으로 이루어지는 라멘의 기본 골격에 배추를 더한 경우이다. 국물은 개운한 맛을 지향하고 있어 기스면의 호화 토핑판의 느낌이 든다. 대형 프렌차이즈 답게 대다수 평균적인 사람들을 만족 시켜줄 수 있는 맛은 물론이고, 식권 자판기 앞에 서 있으면 한국어를 비롯한 여러나라 말로 안내 방송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부추김치스런 토핑이 무료로 제공되어 전형적인 한국 아저씨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순대국에 부추김치 넣어 먹는 걸 생각하면 된다. (사진은 부추 토핑을 하지 않은 것이다)


차슈가 조리 방법과 두께에 따라 몇가지 종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얇은 쪽이 맛있었던 것 같다. 고기 토핑을 제대로 해서 설렁탕 같은 느낌으로 먹을 수도 있다!!

토핑의 종류에 따른 조합의 방법도 나름 많아서 완전 커스텀 버전의 라면도 가능하지만 간판 아래에 있는 대형 메뉴판의 조합된 버전을 고르는 것이 간단. 게다가 순위까지 나온다. 초행이라면 일단 1위를 선택해 보면 된다 ^^

소개할 또 하나의 가게 히라타이슈우(平太周)는 JR오오사키(大崎)역과 JR고탄다(五反田)역 사이에 있는 릿쇼우대학(立正大学)근처의 라멘 가게이다. 토큐이케가미(東急池上)선의 오오사키히로코지(大崎広小路)역 바로 옆이다. 일단 가게 앞의 안내 메뉴에 있는 굳은 기름을 폭탄 맞은 듯한 아부라바쿠모리(あぶら爆盛り) 라멘 때문에 선뜻 들어 가기 어렵지만, 일단 먹어보면 츠케멘 못지 않게 진한 맛이 살짝 중독성까지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맵스

처음 라멘 위에 흩뿌려져 있는 하얀 물체는 굳은 기름과 더불어 마늘인 것으로 보이는데 진한 맛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라멘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차슈멘은 말할 것도 없고 특제 라멘에도 부드럽고 맛있는 충분한 양의 차슈가 딸려 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아지타마 역시 훌륭하다.


면에 휘감겨 있는 진한 소스 때문인지 처음 먹은 날 중독(!)되어서 한동안 많이 먹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진한 맛이 물리기 시작했다. 여느 라멘집과는 달리 농도를 정할 수 있는데 가장 엷은 맛으로 해도 여전히 진했다 -_-;

이때 공기밥을 추가해서 적셔먹어 봤더니 꽤 괜찮았다. 사실 일본에서 경험해 본 라면집은 대체로 맛이 진하고 강한 편이었기 때문에 밥과 같이 먹으면 좋았던 것 같다. 대개 소(小)라이스등의 밥 메뉴도 주문이 가능하다.
다만 국물에 말아 먹는 사람들은 없고 따로 먹는 분위기 -_-;

참고로 맛의 농도, 지방의 양, 마늘의 양은 각각 5단계로 주문이 가능하다.
두 가게 모두 중간 가격은 850엔~1000엔 사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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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9 09:15 2010/04/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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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xelern 2010/04/29 09:05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일본라면은 처음엔 너무 짜고 진한 육수맛에 좀 적응이 어려웠는데
    먹을수록 그 매력에 빠지는 느낌이네요..

  4. 셀리즈 2022/02/13 02:5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사실 히라타이슈우의 라멘은 한동안 충격적으로 빠져서 즐겼었는데, 무려 십년 하고도 몇 년이 지난 후 쿠베 로쿠로/카와이 탄 작가의 라면재유기(らーめん再遊記)라는 작품을 통해 이것이 세아부라 챠챠계라고 불리우는 한 때 시대를 탔던 트렌드의 라면임을 알게 됐다. 덕택에 작품을 보다 현실감 있게 즐기는 데에 도움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