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면서 얻는 소득 중의 하나는 최신 영화를 더빙판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작은 4:3화면과 때로 덧붙여지는 중국어 자막이 산만하기는 하지만, 더빙이 주는 몰입감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터미네이터 4편은 잘 만들어진 1편과 더 잘 만들어진 2편, 그리고 황당했던 3편에 이어서 나름 진지하게 만들어졌다는 소문을 들었다.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더는 귀를 열지 않았었드랬다. 그동안 방영했던 TV판의 터미네이터 사라코너 연대기가(The Sarah Connor Chronicles) 3시즌 방영이 불투명해진 관계로 아껴뒀다 보려던 참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_-;
애초에 타임 패러독스나 패러렐 월드를 다루는 컨텐츠에 흥미가 있어서 좋아했다. 사후에 퍼즐을 맞추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뭔가 이상하다.
인터넷 앞에 앉아서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고서 이제서야 궁금증이 살짝 풀렸다.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마커스였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아보이는 연출이었는데 반해서, 마커스의 존재는 계륵같은 느낌이 강했다. 마커스가 없어도 모든 스토리가 완성 가능하다.
※ 아래는 스포일러의 우려가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분만 펼쳐 보세요.
사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미래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터미네이터 구원자"되겠다. 소문에 의하면 후반부 촬영을 앞두고 대본이 유출되었다는데 그래서 엔딩의 일부 내용이 수정된 듯 하다. 어처구니 없는 야전 심장 이식 수술은 원작에는 없었고, 오히려 죽어버린 존 코너의 외모를(혹은 피부를?) 마커스에게 이식하여 인간을 이끄는 강력한 지도자가 된다는 설정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TV판에서 보여줬던 코너 모자와 캐머런(여름이!)의 그 모든 고생이 큰 의미가 없어지고 존 코너가(마커스가) 카일 리스를 과거로 보내는 설정이 좀 설득력을 잃어버리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흥미있는 전개가 되었을 것이다.
뭐, 소문은 어디까지나 소문이고, 이식수술 자체는 영상에 담지 않았으므로 결국 다음 개봉작에서 소문의 원래 의도했던 스토리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TV판 2시즌 마지막에서 보여준 떡밥 - 인간과 평화와 공존을 원하는 기계가 있다 - 라는 것이 마커스와 연결되는 실마리일지도...
결론은 아쉬운 편집이었다는 느낌이 있고, 블레이드 런너처럼 감독판으로 결말이 다른 버전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극장판의 인기를 통해 생겨난 관심을 바탕으로 TV판 3시즌이 부활하는 것도 기대해 볼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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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경태♪ 2009/09/25 18:2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 정말 걸작이네요. ㅋㅋ 하늘과 구름의 비율과 날개의 위치...캬~!
xelern 2009/09/26 15:5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うまそう。。。 私も 食べたい